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까? 🤔

COMPLEX PROCESS OF HUMAN BRAIN

내재된 인간의 인지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심리학적 분석에 대한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것만을 인지하고 싶어 하는 확증 편향의 본질과 그 이면에 있는 심리적,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 인간, 편향된 인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객관적으로 보라'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심리학적으로 깊이 파고들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 믿고 싶은 것만을 보고 듣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설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사고의 오류를 넘어, 우리의 생존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깊숙이 관여하는 이 편향은 어떻게 작동하며, 우리는 왜 이토록 강력한 확증 편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까요?

1. 인지적 구두쇠: 뇌의 에너지 절약 본능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처리하며 작동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뇌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름길'을 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예측 가능한 정보를 선호하고, 새로운 정보나 기존 신념과 모순되는 정보는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므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본능은 확증 편향의 근간을 이룹니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그것을 기존의 신념과 통합하는 과정은 상당한 인지적 자원을 요구합니다. 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는 것은 훨씬 적은 노력이 듭니다. 마치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익숙한 등대를 찾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뇌는 편안하고 효율적인 길을 선택하며, 이로 인해 우리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필터링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 진화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여 생존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뇌의 근본적인 작동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감정적 안전지대: 자아 방어의 무의식적 기제
확증 편향은 단순히 인지적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감정적 안정감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 가치관, 그리고 자아 개념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틀렸다는 증거에 직면하게 되면, 이는 우리의 자아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은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합니다. 우리가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모순되는 인지를 가질 때 발생하는 불쾌한 심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모순되는 정보를 무시하거나 왜곡하여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좋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팬들은 그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관련 정보를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자신이 그 연예인을 좋아하는 '옳은 선택'을 했다는 인지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입니다.
이러한 감정적 안전지대는 우리의 자존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 자신이 가진 신념이 옳다고 믿는 것은 우리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회피함으로써 심리적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껍데기 안에 숨는 것과 같습니다.

3. 사회적 동조: 소속감을 향한 원초적 욕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집단, 즉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또는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구성원들과 유사한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동조(Social Conformity) 현상은 확증 편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주류 의견이나 가치관과 일치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의견은 배척함으로써 우리는 집단 내에서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려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언론만을 구독하고,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는 교류를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이 집단의 일원이다'라는 소속감을 확인하고 유지하려는 원초적인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더 나아가, 온라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챔버(Echo Chamber)**는 우리가 온라인에서 정보를 접할 때, 알고리즘이 우리의 과거 행동과 선호를 기반으로 유사한 정보만을 제공하여,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접하게 만드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자신이 속한 집단 내부의 의견만을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서, 외부의 다양한 관점이나 비판적 사고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거울로 둘러싸인 방 안에서 자신의 모습만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사회적 편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용합니다.

4. 신경학적 보상 시스템: 예측과 일관성의 쾌락
확증 편향의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우리의 뇌 신경학적 보상 시스템에 대한 탐구가 필수적입니다. 인간의 뇌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쾌락을 느끼고 보상을 얻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접하게 될 때, 뇌의 도파민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학습, 동기 부여, 그리고 쾌락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긍정적인 결과가 뒤따르면,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여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게 만듭니다. 확증 편향의 맥락에서 보면, 우리가 예측했던 대로 세상이 돌아가고, 우리의 신념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뇌는 '예측의 정확성'에 대한 보상으로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이는 마치 정답을 맞혔을 때 느끼는 작은 성취감과 유사합니다.
반면, 기존의 신념과 상충되는 정보를 접하게 되면, 뇌는 불확실성을 감지하고 인지적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는 도파민 시스템의 활성화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억제할 수 있으며,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뇌는 이러한 불쾌감을 회피하고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확인해 주는 정보를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우리는 자신이 편향된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인 현상을 넘어, 뇌가 작동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 확증 편향은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인가?
기존의 확증 편향 연구는 주로 '인지적 오류' 또는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본다면, 확증 편향은 단순히 오류가 아니라 인간의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초기 인류가 생존하던 환경을 상상해 봅시다. 정보가 제한적이고 위험이 도사리던 환경에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관된 행동 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열매가 안전하다고 학습했다면, 그 열매가 안전하다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위험하다는 정보를 회피하는 것이 생존에 더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매번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고 검증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위험한 환경에서 비효율적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집단 내에서의 응집력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확증 편향은 기여했을 수 있습니다. 유사한 신념을 공유하는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더 신뢰감을 느끼고, 집단 내부의 갈등을 줄여 효율적인 협력을 가능하게 했을 것입니다. 이는 약육강식의 환경에서 집단의 생존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확증 편향은 과거 인류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진화적 유산일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는 정보 과잉의 시대이며, 확증 편향은 오히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진화의 산물인 뇌를 가지고 있으며, 그 뇌는 여전히 과거의 효율적인 작동 방식을 따르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확증 편향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
확증 편향이 인간 본연의 특성이자 진화적 산물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편향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짜 뉴스, 극단주의, 사회적 분열 등의 문제들은 확증 편향의 심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확증 편향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 자기 인식의 증대: 자신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만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자신의 사고방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다양한 관점의 수용: 의도적으로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의견이나 정보를 찾아보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불편하더라도 새로운 관점을 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 비판적 사고 훈련: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며, 감정적인 호소에 흔들리지 않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해야 합니다.
* 열린 대화의 장 마련: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그들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결론: 편향된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 할 길
확증 편향은 인간의 깊은 곳에 뿌리내린 심리적, 뇌과학적 현상입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아를 보호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어쩌면 확증 편향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했던 진화의 산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확증 편향은 더 이상 '유익한' 특성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인지적 지평을 좁히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편향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며,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그 영향력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완벽한 객관성은 불가능할지라도, 편향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더 나은 개인과 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일 것입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정보에 확증 편향을 발휘했나요? 그리고 그 편향을 인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시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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